후회할 짓 하지 말라? 아냐. 후회에도 종류가 있다.
베스트셀러 작가 다니엘 핑크의 신작
후회 없이 사는 건 좋지 않은 방법
이불킥도 가끔은 필요하다… 뒤를 잘 돌아봐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
후회를 마주하고, 후회에서 배워야
“No regret (후회 없음).”
많은 사람들이 모토로 삼는 말이다. 미국의 전 연방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스버그는 자서전 ‘My Own Words’에서 “후회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고 썼다. 재즈 가수 엘라 피츠제럴드는 1968년 ‘No Regrets’라는 노래를 발표했고 미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후회 없이 살겠다며 몸 어딘가에 이 말을 문신으로 새기기도 한다. 미 의회 도서관에는 ‘No Regrets’라는 제목의 서로 다른 책이 50권에 이른다. 앞만 보고 전진하기에도 짧은 인생 아닌가.
이런 ‘후회 없음’ 모토에 반하는 책이 나왔다. ‘언제 할 것인가’ ‘파는 것이 인간이다’ ‘드라이브’ 등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 다니엘 핑크는 후회 없이 사는 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한다. 책 제목은 ‘The Power of Regret(후회의 힘)’. ‘뒤를 돌아봄으로써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부제가 붙어있다.
핑크는 직접 진행한 전세계 105개 국에서 1만6000명이 마음 속의 후회를 적은 글로벌 후회 설문 조사(worldregretsurvey.com)와 지난 수십 년 동안 이뤄진 여러 학자들의 연구를 토대로 책을 썼다. 생생한 후회 사례와 각종 연구 결과가 잘 버무려져 있다.
결론은 이렇다. 후회는 위험하거나 비정상적이지 않다. 후회는 건강하고 보편적이며 인간의 필수적인 부분이다. 후회는 값지고 상황을 명확하게 만들어 주며 가르침을 준다.
물론 후회는 고통스럽다. 과거에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또는 이렇게 했더라면 지금 상황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회하는 감정을 차단하기는 힘들다. 연구에 의하면 후회는 가장 흔한 부정적인 감정이었고 모든 감정을 통틀어서 사랑 다음으로 흔한 감정이었다.
2011년 캐나다 웨스턴 온타리오대 마이크 모리슨과 노스웨스턴대 닐 로즈가 300명이 넘는 미국인의 태도와 경험을 분석한 결과 후회가 삶의 모든 영역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후회가 "필수적인 요소"라고 결론지었다.
책의 내용을 토대로 후회는 어떤 감정이고 후회의 종류에는 어떤 게 있으며 후회로부터 배우는 법을 차례 대로 살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