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성원 교수 "내년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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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2021.11.01 15:35 PDT
손성원 교수 "내년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있다"
(출처 : Shutterstock)

美 대표적 경제학자... "내년 하반기 올 수도"
"3일 FOMC서 테이퍼링 스케줄 발표할 듯"
인플레 오래 지속 ... 4분기 GDP 4.5~5% 전망
워싱턴발 규제 강화, 경제 짓누르는 변수 될 것

"내년 스태그플레이션을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경제학자 손성원 미국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의 전망이다. 손 교수는 1일(현지시각) 더밀크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 전망과 관련,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손성권 교수는 "올해는 모르겠지만, 내년 하반기 쯤 스테그플레이션이 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40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인플레를 잡기 위한 연준의 대응이 늦었다"면서 이유를 설명했다. 인플레 상황이 지속되고, 이자율이 올라가면 결국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이란 경제활동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물가가 상승하는 상태로 저성장ㆍ고물가 상태를 의미한다. 1970년대 중반과 1980년대 초반 석유파동 등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한 바 있다.

손성원 교수는 오는 3일(현지시각)로 다가온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테이퍼링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에 대해 비슷한 예측을 내놨다.

그는 "이번 회의에서는 구체적으로 테이퍼링에 대한 스케줄이 나올 것"이라면서 "공급망 병목 현상과 인력난, 미국의 대규모 경기부양 정책 등의 여파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고 있다. 연준 내부에서도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 아니라는 의견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전망했다.

손 교수는 최근 미국의 농기구 업체 '존디어(John Deere)'에서 발생한 파업을 사례로 들면서 "인플레이션 상황이 꽤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중장비와 농기계 제조사인 존디어는 직원들의 파업사태가 발생했다. 노동 환경이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는 이유였다.

문제는 파업이 발생한 시점이다. 현재 미국은 극심한 구인난을 겪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 집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올 10월에는 1만 7400여명의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였다. 지난 2년간 공공, 의료부문에 집중됐던 것과 대조적으로 제조업을 비롯한 산업 전반에서 나타났다.

결국 파업은 구인난 속에서 노동자들의 힘이 커지게 만들고, 임금 인상을 통한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손 교수는 "지난 주말 존디어 직원들에 대한 10% 임금 인상안이 나왔다"며 "인건비가 상승하면 결국 최종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통화정책이라는 것이 미리 움직여야 하는데, 현재 FED는 인플레이션 상황을 지켜보면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을 "비하인드 더 커브(Behind The Curve)"라고 지적했다. 적기에 대응을 놓치면서 인플레이션 상황을 키웠다는 것이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1970년대와 같이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금새 2%대로 내려간다고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손성원 교수는 내년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대해 "사실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2023년으로 보고 있었지만, 내년 하반기, 9월에는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기준금리 인상 한번으로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어렵다. 이자를 한 번 올리면 (효력이 있을 때까지) 계속 올릴 수 밖에 없다"면서 "경제 상황에 따라 3번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올해 4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는 3분기보다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4.5~5%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전망에 대해 '인벤토리'가 어느정도 올라가는지가 4분기 경제 성장률을 가늠하는 주요 척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워싱턴DC 발 경제 정책이 미국 경제 향방을 가르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봤다. 손 교수는 "최근 미국 정부는 증세안을 비롯해 경제 정책을 입안하는데 있어 규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면서 "은행이든 암호화폐든 규제안은 미국 경제 성장을 짓누르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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