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위기 돌파 전략... "커브길 아웃코스에서 속도 높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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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jin Kim 2024.10.19 05:21 PDT
스타트업의 위기 돌파 전략... "커브길 아웃코스에서 속도 높여라"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최고경영자(CEO) 및 창업자는 "승부는 커브길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출처 : 더밀크 김세진)

[2024 NYC 스타트업 서밋] 진짜 승부는 커브길에서
‘스타트업 겨울’ 모두가 몸 사릴 때 신사업 감수한 이유
"10년에 한 두 번은 아웃코스 돌아야"
'2024 NYC 스타트업 서밋’ 개최…VC∙스타트업∙정부 한자리에

소상공인 비즈니스? 그거 안 돼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최고경영자(CEO) 및 창업자가 회사를 창업할 때 들었던 얘기다.

그는 18일(현지시각)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뱅크오브아메리카 파빌리온센터에서 열린 UKF(한인창업자연합)가 주최 '2024 NYC 스타트업 서밋' 행사 기조연설에서 “지난 2년동안 창업자 입장에서 시장이 난장판이었지 않나. 소상공인 대상 사업을 한다 하니 모두가 돈 안된다고 만류했다”고 회고했다.

2017년 설립된 한국신용데이터는 지난해 유례없는 투자 혹한기였음에도 지난해 미국 모건스탠리 내 투자 조직 택티컬밸류(MSTV)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아 화제가 됐다. 당시 산정된 기업 가치는 10억달러(한화 약 1조 3259억원)로 명실상부한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MSTV가 국내 기업에 출자한 것은 한국신용데이터가 처음이다. 올해 6월에는 한화생명이 500억원을 투자했다.

2017년 설립된 한국신용데이터는 지난해 유례없는 투자 혹한기였음에도 지난해 미국 모건스탠리 내 투자 조직 택티컬밸류(MSTV)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아 화제가 됐다. (출처 : 더밀크 김세진)

진짜 승부는 커브길에서 나온다. 아웃코스 돌아야

한국신용데이터는 동네 가게를 대상으로 경영관리 서비스(캐시노트)를 제공하는 회사다. 가게 매출 현황 등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는 ‘캐시노트’를 중심으로 포스(POS·출납기), 기업 간(B2B) 식자재 공급, 자영업자·소상공인 전용 커뮤니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상공인을 타깃으로 삼은 흔치 않은 비즈니스다.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최고경영자(CEO) 및 창업자는 기조연설에서 스타트업 운영을 자동차 경주에 비유했다. 승부는 커브길에서 나온다. 그에 따르면 자동차 경주에서 직선주행에서는 앞 사람이 큰 실수를 하거나 타이어가 펑크 나지 않는 이상 순위가 바뀌기 힘들다.

이 커브길에서 순위를 바꿔보겠다는 사람이 리스크를 지고 아웃코스를 돈다. 아웃코스는 커브가 끝났을 때 속도를 줄이기 힘들지만 때문에 추월할 수 있는 힘도 있다. 그는 “아웃코스를 돌고 커브가 끝나는 순간, 직선주행에서 치고 나가는 차가 순위를 바꿀 수 있다. 이게 우리가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년동안 창업자 입장에서 시장이 난장판이었지 않나. 다들 몸을 사릴 때 우리는 오히려 더 공격적으로 인수합병하고, 서비스 출시, 마케팅 확장 등 리스크를 졌다”고 말했다. 리스크를 질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그는 “이때가 10년에 한번 올까 말까 한 기회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베팅은 성공했다. 광고비를 집행한(태운) 효과가 더 컸다. 경쟁자들이 디지털 마케팅 비용을 줄였기 때문이다. 창업부터 코로나19시기까지는 완만한 성장곡션을 그렸다. 그러다 2021년 스타트업 겨울이 시작될 즈음, 되려 폭발적인 성장을 시작했다. 2021년 68억원 수준에서 2023년 1380억원 매출로 성장했다.

그는 “사실 기업이 명운을 건 베팅을 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러 번 하면 망한다”면서 “그런데 기업이 한번도 안 할 순 없다고 생각한다. 10년에 한 두 번 해야 하는데 우리한텐 그게 최근 3년이었다”고 말했다. 캐시노트를 쓰는 사업장은 150만, 결제 등 다른 서비스까지 합하면 전국 220만 사업장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정세주 대표도 개회사에서 “우리가 반복되는 행사가 많아져서 창업 생태계 종사자, 투자자 창업인들의 상생을 위해 모임을 만들었다”면서 “CNBC방송 CEO, 나이키 최고디자인책임자 등 이런 인사들의 특징은 ‘남들에게 평가받는 것에 익숙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출처 : 더밀크 김세진)

김동연 경기도지사∙플뢰르 팰르랭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 “모든 게 창업”

행사에서는 사업의 연료로 불리는 투자자와 사업의 엔진인 스타트업 간 끈끈한 네트워킹이 이어지며 성황리를 이뤘다.

한국에서 방문한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일호 한국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KOSME) 글로벌성장이사를 비롯해 멜리사 버치 뉴욕시경제개발공사(NYC EDC) 최고운영책임자(COO), 플뢰르 펠르랭(Fleur Pellerin)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자 코렐리아캐피털(Korelya Capital) 창업자 및 관리파트너, 월스트리트 투자자,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 패션디자이너, 파인다이닝그룹 셰프 등 미국 업계에서 활동하는 주요 인사가 방문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관주도의 지원정책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주지사들이 (스타트업 지원을 놓고)경쟁하는 것 같다. 버지니아 주지사를 만났을 때 뉴욕주지사 만난다 하니 질투 비슷한 걸 했다”면서 “경기도 성남은 가장 가난했던 곳이었다.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던 곳이 판교가 됐고 거기 살던 내가 도지사가 됐다. 50년까지 갈 필요가 없다. 10년 후다. 미국처럼 경기도가 나서 스타트업 해외진출, 투자 유치, 산학협력, 네트워킹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채널톡을 운영하는 채널코퍼레이션의 김재홍 CEO(왼쪽에서 두번째)의 별명 ‘테헤란로의 바퀴벌레’가 공개되며 웃음을 안겼다. 그는 “우리는 좋은 제품을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돈을 못 벌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시장과 고객 선정이 잘못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출처 : 더밀크 김세진)

37억달러 가치의 헬스 스타트업 눔을 미국에서 성공시킨 정세주 대표도 개회사에서 “투자자들에게 많이 거절당해서 힘들 것이다. CNBC방송 CEO, 나이키 최고디자인책임자 등 이런 인사들의 특징은 ‘남들에게 평가받는 것에 익숙하다는 점’"이라면서 "오늘 이 자리는 남들이 여러분의 열정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덜 걱정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5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는 메인 세션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피칭, 칵테일 네트워킹, 애프터파티 등 다양한 네트워킹 이벤트가 마련됐다. 행사에서는 AI 라이브 번역 기능이 38개 언어로 제공돼 눈길을 끌었다.

이날 또 다른 패널토론 세션에선 채널톡을 운영하는 채널코퍼레이션의 김재홍 CEO의 별명 ‘테헤란로의 바퀴벌레’가 공개되며 웃음을 안겼다. 그는 “7~8년동안 공식적으로는 4번정도 피봇(사업전환)했고 비공식적으로는 11번정도 마이너한 피봇을 했다”면서 “우리는 좋은 제품을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돈을 못 벌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시장과 고객 선정이 잘못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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