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전환]② 사라진 ‘숙제’... 솔로 이코노미 & 반도체 전쟁 심화
[미국 대전환]② AI로 바뀌는 교육 현장
챗GPT 여파... 2025년 미국 숙제가 사라진 이유
늦어진 결혼∙고령화에 ‘나 홀로 레스토랑∙조용한 여행 화두
미∙중 반도체 전쟁, 네덜란드서도 점화
2024~2025학년도 신학기가 시작된 미국 교육 현장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숙제(Homework)’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숙제를 내줘도 학생들이 챗GPT를 많이 쓰다보니 내놓는 답이 비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아직도 방학 숙제가 흔하지만, 미국 교육 현장에서 숙제의 실효성에 대한 논의는 수년간 이어져 왔다. 특히 생성 AI 챗봇이 확산되면서 숙제를 줄이거나 없애는 시도가 이어지는 추세다. 이른바 홈워크(Homework) 무용론이 부상한 것이다.
실제 미 국가교육통계센터 조사(2023년)에 따르면 미국 13세 학생의 37%가 ‘수업 전날 숙제가 주어지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2012년 같은 질문에 대한 응답률은 21%, 2020년에는 29%였다. 미국 유타주 해리먼 소재 버터필드 캐년 초등학교는 2020년부터 숙제를 아예 금지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생성AI, 2025년 미국 숙제를 없애다
미국에서는 학원도 잘 안가는데, 학교에서 왜 숙제를 줄이거나 없앨까?
숙제가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해치는 데다 되려 창의성 증대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한 가지 배경이다. 숙제와 학업성취도 간 상관관계가 크지 않다는 연구결과도 이런 흐름에 영향을 줬다.
생성 AI 도구의 보급으로 기존 평가 기준이 무력화되면서 이런 변화를 가속화했다. 학생들이 챗GPT를 활용해 과제를 하면서 숙제 결과물이 상향 평준화된 상태다.
이런 변화는 생성 AI 에듀테크 시장 확대로 연결되고 있다. 생성AI가 글쓰기 채점을 어디까지 할 수 있게 될까?
‘나 홀로 레스토랑∙조용한 여행 트렌드 강화
미국에서 1인 가구가 본격적으로 소비자로 떠오르면서, ‘솔로 이코노미’가 부상하고 있다.
이는 미국뿐 아니라 선진국에서 공통적으로 벌어지는 현상이다. 결혼 연령이 늦춰지거나 결혼율이 낮아지고, 고령화로 1인 가구가 늘면서 ‘나 홀로’ 손님은 큰손이 되고 있다. 기존 대가족, 핵가족 중심의 소비재, 식음료(F&B) 시장에 1인 가구가 침투하면서 산업 지형을 바꾸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나 홀로 식사’가 늘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캐주얼한 식당뿐만 아니라 고급 식당도 포함된다. 미국 레스토랑 예약 사이트인 오픈테이블(OpenTable)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난 2년 동안 1인 식당 예약이 29%나 증가했다.
독일에서는 18%, 영국에서 14% 증가했고, 일본인의 23%가 혼자 외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혼밥(혼자 밥 먹는)’ 흐름은 고령층을 중심으로 성별을 불문하고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기업이 눈여겨봐야 할 흐름이다.
미∙중 반도체 전쟁, 네덜란드까지 여파
미국과 중국 간 반도체 전쟁도 심화하는 추세다. 새로운 무대는 네덜란드의 리소그래피(노광) 장비 업체가 됐다. 네덜란드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반도체 제조장비 ASML의 심자외선(DUV) 리소그래피 장비 2종에 대해 수출을 직접 통제하기로 한 것이다. 중국은 이에 크게 반발했다.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는 최첨단 10나노미터(㎚)급 미만 미세회로 공정에 필수재로, 네덜란드 기업 ASML이 유일하게 제공하고 있다. 반도체 노광장비 가동에 필요한 유지·보수가 불가능해지면 중국 내에서 가동 중인 기존 DUV 장비 일부를 멈춰 세워야 할 수도 있다.
마르크 뤼터 전 총리가 이끌었던 네덜란드 정부는 수출 제재가 자국 첨단 반도체 장비 산업에 미칠 영향을 평가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의 압력에 저항해 왔다. 미국은 동맹국 제품에도 FDPR을 적용하는 등 추가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이후 8월 취임한 딕 스호프 신임 네덜란드 총리는 미∙중 갈등 관계와 안보 우려 속에서 기조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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