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는 왜 어려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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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2022.08.07 18:58 PDT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는 왜 어려운 것일까?
(출처 : Gettyimages/ Monty Rakusen)

배터리 전문가 이승우 조지아텍 교수 기고

지난 칼럼에서는 전고체 리튬메탈 배터리 (Solid-State Lithium Metal Batteries)가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의 핵심 기술임을 설명했다.

👉 전고체 리튬배터리가 온다

오늘은 어떻게 전고체 배터리가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우선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유기 용매인 카보네이트(Carbonates) 기반의 액체 전해질을 사용한다. 이러한 유기용매는 발화성이 높기 때문에, 리튬이온 배터리의 작동 온도를 130도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

이 온도 이상으로 온도가 올라갈 경우 전해질과 전극 사이의 발열 반응으로 열폭주 (Thermal runaway) 현상과 이로 인한 배터리의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제어하기 위한 열관리 시스템(Thermal management systems)이 배터리 팩에 설치돼야 한다.

이는 배터리 팩의 무게와 부피를 증가시켜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감소시킨다. 반면, 무기물이나 고분자 기반의 고체 전해질은 유기 전해질에 비하여 열 안정성이 증가하게 때문에 이러한 열관리 시스템을 크게 간소화할 수 있다. 이렇게 무게와 부피가 줄어든 열관리 시스템은 배터리 팩의 에너지 밀도를 직접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또한 배터리 셀을 쌓아서 팩을 만들 때 전고체 배터리가 기존 액체 기반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더 많은 양의 셀을 팩안에 넣을 수 있다.

아래 그림을 왼쪽을 보면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팩의 경우는 각각의 배터리 셀을 쌓을 때(Stacking) 액체 전해질의 누수를 막기 위해서 각각의 셀들을 따로 포장해야 한다.

하지만 고체전해질을 사용한 셀(그림 오른쪽)은 이러한 누수 현상이 없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모든 셀들이 연결된 팩을 만들 수 있다.

이러한 디자인은 패키징(Packaging)에 들어가는 공간이 줄어들고, 따라서 같은 공간의 팩안에 더 많은 셀을 집적시킬 수 있기 때문에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향상 시킬 수 있다. 또한 셀 간의 저항의 감소는 배터리 출력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셀 스태킹 비교 (출처 : 삼성SDI, 더밀크 장혜지 그래픽 재구성)

마지막으로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의 흑연 음극을 리튬 메탈 음극으로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리튬 메탈 음극의 비용량(Specific capacity)은 3861 mAh/g 으로 기존 흑연 음극의 372 mAh/g 보다 10 이상 높다.

전고체 배터리와 리튬 메탈 음극 기술을 동시에 구현한 꿈의 배터리가 전고체 리튬메탈 배터리(Solid-State Lithium Metal Batteries)인 것이다. 사실 리튬 메칼 음극은 리튬 이온 배터리의 개발 초기인 1980년쯤부터 사용됐다. 리튬메탈의 덴드라이트 성장 (Dendrite growth) 문제로 사용이 중지됐다.

리튬 메탈이 충방전을 반복하면서 음극에서 점차 돌기 모양으로 성장해 고분자 분리만을 뚫고 양극과 접촉하면 내부 단락(Internal short circuit)이 발생한다. 이때 열이 급격하게 올라가고 액체 전해질 사용시 인화성이 높은 전해액과 반응하여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

최근에 다양한 전고체 전해질의 개발과 함께 이러한 덴드타이트 성장을 단단한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막으려는 시도를 한다. 하지만 충방전을 빠르게 진행할 경우 리튬 덴드라이트가 고체 전해질마져 뚫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최근에 발표가 되고 있다.

리튬 덴드라이트의 성장의 억제가 전고체 리튬메탈 배터리 상용화의 최대 난제가 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기술 개발과 함께 대량생산 기술을 통한 전고체 배터리의 가격 하락이 결국 전고체 배터리의 시장 진입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우 조지아공대 교수는

서울대 화학공학과에서 학부 과정을 마치고 MIT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MIT에서 박사 후 연구원을 마친 뒤 지난 2013년부터 조지아 공대 기계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에너지 저장 및 변환 기술과 수소를 발생시키는 전기 촉매 연구 등이다. 이 교수는 최근 카이스트대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새로운 개념의 '엘라스토머 고분자 전해질'을 개발했다. 이를 기반으로 세계 최고 성능의 '전고체 전지'를 구현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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