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시대의 종말: "AI는 당신의 생각 마저 훔친다"
지난 주말, 초등학생인 짝은 딸이 친구 생일파티에 초대받아 함께 다녀왔습니다. 인도계 친구의 파티에는 한국, 중국, 인도, 남미 등 다양한 배경의 가족들이 모인 '멜팅 팟'이었습니다.신나게 노는 아이들 옆에서 학부모들은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눴습니다. 자연스럽게 직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테크 저널리스트라는 소개에 학부모들은 "인공지능(AI)이 얼마나 빠르게 도입되고 있나?"라고 물어왔습니다. "무서울 정도"라고 답하자, 한 인도계 학부모가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이스라엘계 AI 기업의 엔지니어라고 밝힌 그는 최근 미국의 대형 금융 기관에서 얼마나 빠르게 AI를 도입하고 있는지, 그리고 내부에서 체감하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를 생생하게 전해줬습니다. 그중에서도 유독 담담한 사람이 있었는데, 파티 주인공의 아버지였습니다. 인도계인 그는 가족들과 함께 호텔 3곳과 식당도 2곳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아직 AI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요식업이나 여행업처럼 인간의 경험이 중요한 분야는 아직 사람의 손과 감성이 필요한 영역이라는 뜻이었죠.와닿는 크기는 다르겠지만, 인공지능은 이제 일상에서도 흔한 대화의 주제가 됐습니다. 동시에 변화의 속도는 점점 더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단 하루만 지나도 AI 관련 소식이 쏟아집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입니다. 과거 기업 간의 경쟁은 1등을 추격하고, 2등과의 격차를 벌리기 위한 싸움이었습니다. 그러나 AI 시대의 경쟁은 그보다 훨씬 냉혹합니다. 단순한 순위 다툼이 아니라, ‘1등이 모든 것을 가져가는’ 승자독식의 게임입니다.이 경쟁에서 속도가 곧 생존을 결정짓습니다. 한 발만 늦어도 시장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기업들을 몰아세우고 있습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막대한 비용을 AI에 투자하면서도, 동시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습니다.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히 단기적인 수익이나 경쟁 우위를 위한 전략이 아닙니다. AI 시대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현실 인식이 반영된 결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