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가격, 10년 만에 최고치…‘산업·지정학·투자’ 3박자가 만든 초강세
금융시장이 간과한 '은'의 급등: 일시적 반등인가, 장기적 추세인가?
은 가격 랠리의 한계: 산업 수요와 투자 심리의 상관관계에 주목하라
금-은 비율과 중국 프리미엄의 역전: 귀금속 시장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
산업수요 위축과 투자수요 폭발의 괴리...가격 상승의 이중 동력
금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독차지하는 가운데 은 가격 역시 올해 들어 27% 상승하며 10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은 선물 가격은 이번 주 수요일(18일, 현지시각) 온스당 36.866달러로 마감하며 6월 들어서만 12% 오른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금 선물은 온스당 3389.80달러로 마감해 올해 29% 올랐지만 6월 들어 3.1%만 올라 모멘텀은 은에 크게 밀리는 양상이다.
은 가격의 상승은 금과 마찬가지로 불안한 투자자들이 귀금속을 매수하면서 시작됐지만 근본적인 상승 동력은 전혀 다르다. 금이 안전자산으로 주로 부의 저장 수단과 장신구용으로 사용되는 것과 달리 은 수요의 약 80%는 산업부문에서 발생한다.
특히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들의 강력한 산업 수요가 추가적인 상승 동력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올해 은 가격에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부분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과 재생에너지 인센티브 철회가 은 수요를 타격할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 같은 전망은 4월 트럼프가 관세 공세를 시작했을 때 적중하는 것처럼 보였다. 투자자들이 금을 사들이는 동안 은 가격은 주식, 원유 등 다른 자산과 함께 급락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가격이 급반등하면서 상황이 시장의 전망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월가는 산업 수요가 예상보다 견고하게 유지되면서 은의 가격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위드머 금속 리서치 부문장은 "산업 부문의 수요는 아직 둔화되지 않았다"며 "식기류와 전자제품용 은 소비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고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들의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관세전쟁이 가격과 수요의 왜곡을 부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JP모건의 그렉 시어러 금속 리서치 부문장은 "특히 중국에서 태양광 부문의 수요가 무역 제재와 미국 에너지 정책 변화를 앞두고 선반영됐을 위험이 있어 하반기에 반동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은이 너무 비싸질 경우 제조업체들이 더 저렴한 금속으로 대체하거나 사용량을 줄일 가능성 역시 제기됐다.